AI를 위한 핵발전소를 약속한 페르미, 단 한 명의 고객도 확보하지 못하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핵발전소 건설을 추진해온 페르미가 상용화 단계에서 고객 확보에 실패했습니다. 기술 개발과 실제 수요 사이의 간극이 드러난 사례로, 차세대 에너지 산업의 현실적 과제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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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기가와트의 꿈, 현실과 부딪히다

텍사스 전 주지사 릭 페리와 사업가 토비 노이게바우어가 공동 창립한 페르미는 한때 데이터센터 붐의 최대 수혜자로 보였습니다. 페르미는 아마릴로 인근에 17기가와트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발전소 건설을 계획했는데, 이는 뉴욕시 평균 전력 소비량의 3배에 해당하는 규모였습니다. 회사는 2025년 10월 공개 상장 당시 수익이나 계약 고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190억 달러 이상의 시가총액을 기록했습니다.

페르미의 사업 모델은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습니다. 인공지능, 핵에너지, 정치적 연결고리 등 여러 요소가 결합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회사는 초대형 데이터센터 운영업체들이 원하는 두 가지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바로 광활한 땅과 막대한 전력이었습니다. 초기에는 천연가스 터빈으로 전력을 공급하고, 나중에는 핵반응로로 전환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기대와 달랐습니다. 수개월간의 협상에도 불구하고 단 한 명의 고객도 확보하지 못한 페르미는 결국 위기에 직면하게 됩니다. 회사의 주가는 최고점에서 84% 하락했고, 텍사스 팬핸들의 5천 에이커 규모 부지는 대부분 미완성 상태로 남겨졌습니다. 이는 시장의 인공지능 열풍이 현실을 앞서간 사례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경영진 교체와 내부 갈등

2026년 4월 17일, 페르미의 이사회는 토비 노이게바우어를 최고경영자에서 해임했습니다. 회사는 노이게바우어가 고용 계약과 회사 정책을 위반했다고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사유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이사회는 또한 그를 이사회에서도 제외했으며, 최고재무책임자 마일스 에버슨도 함께 떠났습니다.

노이게바우어는 이 결정에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정당한 사유 없이 제거되었다고 주장하며 회사의 즉시 매각을 촉구했습니다. 이사회의 조치를 ‘완전히 잘못된 판단’이라고 비판한 그는 곧바로 회사와 3명의 이사를 상대로 부당해고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노이게바우어는 블룸버그에 보낸 성명에서 ‘공동 창립자이자 한 주도 팔지 않은 최대 주주로서 페르미의 미래를 나보다 더 믿는 사람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사회는 노이게바우어 제거가 투자자, 잠재 고객, 공급업체 등으로부터 ‘긍정적 반응’을 얻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회사 성명에 따르면 새로운 경영진은 스타트업에서 규모 있는 기업으로의 전환을 이끌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페르미는 현재 회사 매각을 적극 추진하지 않고 있으며, 프로젝트 마타도르의 진행 모멘텀을 유지하는 것이 주주 가치 창출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노이게바우어의 사업 이력과 정치적 연결고리

토비 노이게바우어는 텍사스 전 하원의원의 아들로, 1998년 휴스턴 기반의 석유·가스 사모펀드 ‘퀀텀 에너지 파트너스’를 공동 창립하며 부를 축적했습니다. 그는 바넷 셰일 천연가스 채굴에 조기 투자해 큰 수익을 올렸고, 미국의 셰일 붐이 시작되는 시점에 회사를 떠났습니다. 노이게바우어는 정치에도 깊이 관여했으며, 텍사스 상원의원 테드 크루즈와 가까워 크루즈의 ‘고문’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노이게바우어는 릭 페리 전 주지사와도 오랜 친분을 유지해왔습니다. 페리가 주지사 재임 중 노이게바우어의 개인 제트기를 이용한 적도 있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페리 측은 주지사 재임 중 모든 여행 관련 윤리 규정을 준수했으며 개인 비용으로 경비를 지불하기도 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노이게바우어의 최근 사업 경력은 성공과 실패가 섞여 있습니다. 2022년 그는 ‘반(反)깨어있음’ 은행 스타트업 ‘글로리파이’를 설립하기 위해 5천만 달러를 모금했지만, 이듬해 회사는 파산 신청을 했습니다. 현재 글로리파이의 파산 관리인은 그를 증권 사기와 투자자 기만 혐의로 고소했으며, 노이게바우어는 독립 조사에서 자신의 잘못이 없다고 주장하며 역으로 투자자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아마존 계약 실패와 프로젝트의 현실

페르미가 직면한 가장 큰 타격은 주요 고객 확보 실패였습니다. 2025년 11월, 회사는 잠재 고객과 1억 5천만 달러 규모의 계약에 합의했으나, 다음 달 이 거래가 무산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소식에 주가는 46% 급락했습니다. 노이게바우어는 비즈니스 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이 고객이 아마존이었다고 밝혔으며, 블룸버그는 여러 소식통을 통해 이를 확인했습니다.

아마존과의 협상이 결렬된 이유는 계약 기간과 전력 공급 능력을 둘러싼 의견 차이였습니다. 아마존은 20년 계약을 15년으로 단축하기를 원했고, 마타도르 프로젝트가 페르미가 제시한 것보다 적은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아마존은 페르미와의 협상에 대해 언급을 거부했으며, 최근 페르미와의 사업 관계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2026년 2월, 아마릴로 글로브뉴스는 페르미 부지의 건설이 일시 중단되었다고 보도했습니다. 4월에는 공매도 리포트에 따르면 부지 개선 공사가 대부분 미완성 상태였습니다. 2월에 부지를 방문한 한 투자자는 공매도 조사 기관 ‘퍼지 판다 리서치’에 ‘그곳은 그저 흙더미였고, 꿈을 담은 땅일 뿐이었다’고 말했습니다.

※ 법적·의료적·재무적 결론을 위해서는 별도 자문을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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